안동MBC

R]해례본 상주본 '1조 가치' 아니다?
엄지원 | 2019/10/09 15:08:47 목록
◀ANC▶
안동MBC 단독 보도로 존재가 알려진 이후
11년째,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훈민정음 상주본 해례본.

소장자 배익기 씨가 천억 원을
국가 반환 조건으로 줄기차게 말하는 건,
상주본 가치 추정액 1조원을 근거로 한 건데요.

여기서 1조원은 문화재청 입에서 나왔는데,
당시 문화재청의 감정 자체가 잘못됐다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나왔습니다.

엄지원 기자
◀END▶
◀VCR▶

(C.G)2011년, 배익기 씨가
상주본 절도 혐의로 재판을 받을 당시,
문화재청이 검찰에 제출한 감정평가서입니다.

문화재청은 "해례본 상주본이
가격을 산정할 수 없는 '무가지보'로,
금전적 판단이 부적절하지만
굳이 따진다면 1조원 이상"이라고 감정했습니다
.
창덕궁과 팔만대장경 등의 감정가와 비교해
상주본이 수 십배 가치에 달한다는 겁니다.(끝)

◀SYN▶문화재청 관계자
"문화재적 가치가 상징적인 의미에서
직지(심체요절)하고 (문화재) 몇 가지를 가지고
굳이 하면 이 정도의 경제적 가치가 있다"

하지만 1조원이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복수의 전문가 견해가 나왔습니다.

먼저, 실물을 보지도 않고 평가한
당시 문화재청의 감정 자체가
전례없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통상 문화재 감정은 다수의 감정사들이
실물을 보면서 이뤄지는데,
상주본은 2008년 안동MBC 보도로 공개된 이후
누구도 본 적이 없습니다.

◀INT▶천명희/안동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이 책이 단 한번도 같이 꺼내서 전문감정사가 평가한 적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문화재청)이 매우 섣불렀다고 생각합니다.
실물을 보지 않고서 어떻게.."

또 고서적은 보존상태와 내용이 중요한데,
상주본은 33장 중 10장이 이미 소실된 채
발견된데다, 2015년 배씨 집의 화재로 불 탔고
내용도 간송본을 통해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배 씨의 주장과 달리 상주본에 있는 가필은
세종대왕 친필이 아니라는 지적도
1조 가치가 아니라는 데 힘을 싣고 있습니다.

◀INT▶권영록/한국고미술협회 경북지회장
(고서적 감정사)
"말이 안되는 소리입니다. 간송에 동일본이
있지 않습니까, 유일본도 아니고 통상적으로
보물·국보들도 적게는 1~2억에서부터 많게는
수십억까지 국내에서 평가되는 (고문서)가
그 이상 평가되는 경우가 없지 않습니까"

결국, 문화재청 스스로 해례본 상주본에
1조 원이라는 과장된 가치를 매기면서
지금의 기나긴 논란의 단초를 제공한 셈입니다.

MBC뉴스 엄지원입니다. (영상취재 손인수)